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치아 건강에 관심을 갖는 노인이 많아지고 있다. 틀니를 비롯해 한층 진일보한 브리지와 임플란트 시술에도 적극적이고 치아 교정을 하는 사례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늙어서도 씹는 즐거움을 만끽하기 위해서다.

최근엔 노인들의 교정치료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한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가톨릭중앙의료원이 2001~2008년 의료원 산하 4개 병원 교정과 외래환자 3650명 중 40대 이상 환자의 진료기록을 분석해본 결과, 8년 동안 노인 환자는 20명에서 95명으로 약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 교정치료 환자는 3.5배, 50대는 5배, 60대는 2005년 이후 환자들이 생기기 시작해 최근까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치아 건강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과소평가된 경향이 있었다. 노인 대부분은 나이가 들면 치아가 썩고 빠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입 안에서 냄새가 나고 음식을 잘 씹지 못하는 것도 늙었기 때문에 겪는 당연한 과정으로 여겼다. 또 소위 말해 당장 죽을병이 아니기 때문에 참는 게 미덕인 것처럼 방치돼 왔던 것도 문제다. 대부분의 환자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야 치과를 찾고 한 번에 몰아서 힘든 치료를 시작하곤 한다.

이수구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은 "구강질환이 생명과 밀접하지 않아 간과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구강질환은 입속의 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치아손실로 인한 몸의 불균형 초래, 치매와 같은 신경계 질환과도 관련돼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치아는 해부학적으로 봤을 때 턱 관절, 나아가 목까지도 연결이 돼 있다. 그래서 치아가 빠지면 턱 관절에도 나쁜 영향을 주고 이 때문에 목이나 척추까지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치아 소실로 인한 전신질환의 전조증상에는 두통, 편두통, 어지럼증, 이명, 뒷골이 당기는 증상, 얼굴 안면통증, 안면이상감각, 안구통증 등이 있다.

치아 건강이 중요한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치아 건강은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으로 꼽는 치매와도 관련이 깊다.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도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내용이다.

입은 뇌에서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측두엽과 연결돼 있어 음식을 씹을 때마다 측두엽을 자극하게 된다. 따라서 나이 들어서도 음식을 맘껏 씹어서 먹을 수 있다면 뇌의 운동도 활발해지면서 치매 예방으로 이어진다. 특히 그냥 씹고 삼키기보다는 입속에 있는 재료의 맛과 질감을 음미하면서 먹을 때 치매예방 효과는 한결 높아진다.

이은아 헤븐리병원장은 "나이 드신 분들은 음식 맛을 음미하며 천천히 씹는 것이 뇌세포 활성화를 일으켜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MK헬스 =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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